독서록

소년아 나를 꺼내 줘

김데레사 2018. 5. 27. 20:10

제목: 소년아 나를 꺼내줘    저저: 김진나   출판사: 사계절 (2017)

                                                                                                                  불광중 사서 김미경

표지 그림에 소녀가 노란 구슬 같은 걸 들고 백조 날개를 바라보고 있다. 책 표지가 마음에 들어 여학생들이 많이 찾는 책이다. 제목 역시 사춘기 소년 소녀가 호기심을 가질만한 거라서 특히 소녀들에게 인기가 많다. 소년은 이 책을 대출해 간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소녀를 위한 책 같기도 하다. 무언가로부터 꺼내달라는 말은 간절함이 묻어 있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것은 지금 갇혀 있다는 어감이다. 이 작품을 다 읽고 나면 꺼내달라는 말은 소년에게 할 것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소녀는 왜 소년에게 꺼내달라고 했을까? 독자에게 궁금증과 호기심을 갖게 하면서도 끝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흡인력도 함께 갖고 있는 작품이다. 시를 쓰는 건지 동화를 쓰는 건지 잘 모를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이다. 누구나 한 번쯤 짝사랑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작가는 채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단지 세 시간 만났을 뿐인 엄마 친구의 아들 이얼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섬세하고 깊게 풀어낸다. 카벙클이라는 바다거북의 임시 치아 이야기를 시작으로 소년소녀가 이 세상을 제대로 맞이하기 위해 겪어 내야 할 통과 의례 같은 자잘한 변화 과정을 독자에게 선물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청소년기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신시지라는 여학생이 이얼이라는 엄마 친구의 아들의 관심을 곧이 곧대로 믿고 집에서 홀로 기다리며 상상속에서 이얼과 대화를 나누며 스스로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얼의 사랑과 관심을 기대했지만 돌아오는 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결국 신시지가 이얼의 마음에 가 닿았느냐를 질문하는 것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과연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사랑은 그 사람의 마음에 가닿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홀로 북치고 장구를 치고 끝나버리는 것은 사랑이 아닌 것 같다. 상대방의 마음 깊은 곳에 사랑으로 가 닿았느냐가 두 사람의 관계가 결정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카벙클(임시치아)로 알의 껍데기를 극복해낸 바다거북이 다시 30센티미터의 모래더미를 뚫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신해 할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 독자가 처한 삶의 껍데기는 무엇인지, 다시 뚫어야 할 모래더미는 무엇인지 왜 바다 깊은 심연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생각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생존을 위한 투쟁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다. 사람은 보다 가치있는 일을 위해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존재이다. 그게 무너졌을 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끌어 내 줄 손길이 필요하다. 이 작품에서는 신시지의 친구 윤아가 그런 역할을 시지에게 해 주고 있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신시지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며 이겨내는 모습이 멋지다. 신시지 캐릭터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이지만 스스로 상상력과 질문을 통해 깊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카벙클을 만들어 알을 깨고 나오려고 애쓰는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무서운 백상아리를 만날 지라도 바다 깊은 심연으로 내려가 1년 동안 홀로 살아 남아야 하는 바다거북이 되어 살아갈 청소년들에게 이 책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작품 중간에 상상속에서 펼쳐지는 이얼과 신시지의 대화 부분이 약간 지루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투명인간이나 공간이동능력, 투시력, 시간조절 능력이 있다면 어떻게 활용할지 상상해 보는 것도 독서의 기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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