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기러기는 차갑다

김데레사 2016. 12. 17. 10:15

[서평]

기러기는 차갑다

불광중 사서

김미경

이 책은 동시집이다. 그래서 제목부터 선득거린다. 촉감이 느껴진다. 시인 안도현은 이 동시집을 벌써 세 번째 내는 것이라고 한다. 어른을 위한 동화로 <연어> <관계>등도 있다. 그는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다.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등의 시집이 있다. 동시집으로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이 있다. 이 책은 문학동네에서 2016년에 출판되었다.

동시는 어린이만 읽는 것이 아니다. 어린이의 마음으로 쓴 시를 어른도 읽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잃어버린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총 5부로 이루어져 있다. 1찌릿찌릿 울고’(9) 2하늘만 푸르고’(10) 3손바닥에 달을 감췄다가’(8) 4누가 오나 가나’(9) 5노래나 불렀게지’(10)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일상의 삶 안에서 느끼는 동심이 나온다. 2부는 자연과의 교감이 두드러진다. 3부는 캐릭터가 주로 주인공이다. 4부는 언어놀이가 드러나 있다. 5부 역시 자연 동식물 등을 통한 스토리가 들어 있다. 이 동시집에 등장하는 캐릭터, 동식물, 자연 등을 살펴본다. 여치, , 나무, 상자, 엄마, 할머니, 고물장수, , 고라니, 고드름, 텃밭, 기러기, , , 봄비, 목련, 아가, 연못, , 우리집, 다슬기, 이슬비, 잠자리, 콩밭, 망아지, 어른, 조롱박, 돼지들, 토란잎, 생쥐, 하마, 토끼, 호랑이, 들쥐, 옥수숫대, 억새, 매화, 강아지, 버들치, 오소리, 벼룩 등이다.

벼룩들이 아슬/아슬 나무토막 타고/떠내려가고 있었어// 강둑에 사는/오소리가 발견했지/단숨에 뛰어들어 구해 주었지/가여웠던 거야 아등바등 매달린 벼룩 와글와글 떠드는 벼룩/피둥피둥 살찐 벼룩 호리호리 마른 벼룩/오들오들 떠는 벼룩 열이 펄펄 나는 벼룩// 오소리는 나무토막 물고/발뒤꿈치 들고 조심조심/강둑 밑 굴속으로 돌아왔어// 굴속이 어두워/동그란 두 눈에 불을 켰지/오소리 두 눈에서/푸를 불빛 노란 불빛 흘러나왔지//물에 젖은 벼룩/입김 불어 곰실곰실 말려 주고/뚱뚱 벼룩 밑에 깔린/납작 벼룩 꺼내 주고/발길질에 차인 벼룩/일으켜 주고 세워 주고// 오소리는 벼룩들을/아기처럼 안고 잤지/벼루들은 오소리 털을/이불처럼 덮고 잤어//오소리 품에/새근새근 자던 벼룩/드렁드렁 코 골던 벼룩/한밤중에 배가 고파/살금살금 파고들었어/오소리 살 속으로/파고들었어// ‘오소리와 벼룩’ (p.88)부분-하략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오소리와 벼룩이다. 앞에서 많은 캐릭터와 자연현상 등이 등장하며 동심을 불러일으키다가 마지막에 이 작품으로 스토리의 재미를 선물한다. 오소리와 벼룩의 스토리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독자는 궁금할 것이다. 모두 10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는 긴 동시이다. 그 안에 옹기종기 담긴 재미는 독자에게 미소를 짓게 할 것이다. 시인은 현미경적인 상상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보다 작고 외면당하는 존재를 크고 중요한 존재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일상의 삶 안에서 혹은 자연의 신비 안에서 공존하는 생명체를 끌어안고 시를 써낸 것이다. 이런 아름다운 시심은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힘을 줄 것이다. 그럼에도 중간에 드러나는 아리아리’(p64)등의 시는 언어유희를 드러내어 아쉬운 감도 없지 않아 있었다.

이 동시집을 추천하고 싶은 대상은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고 싶은 독자들이다. 어른이 되어서 잊혀가고 있는 순수한 동심을 회복하고 싶은 독자에게도 추천한다. 시심을 기르고 싶은 어린이 독자에게도 이 책은 그지없이 행복한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한 편 한 편 암송하듯 마음 안에 품고 외운다면 무언가에 힘들 때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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