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어떤 아이가 ; 송미경 지음; 시공주니어 출판;(2016년 15쇄)
새로운 세계를 눈뜨게 한다는 것, 특히 눈에 안 보이는 세계를 보여주려고 한다는 것
이 동화를 접하면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송미경 작가는 세 아이 엄마이고 기독교인이다. <학교가기 싫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일기 먹는 일기장> <복수의 여신>을 썼으며 한국출판문화상 대상을 받은 바 있다.
이 작가를 처음 만나는 독자는 이 작품을 읽으며 전혀 다른 시각을 감지할 것이다.
그만큼 송미경 작가는 일상의 소소한 삶을 완전히 뒤집어 생각하는 동화를 쓴다.
작가가 기발한 상상력을 갖고 있는 것도 있을 것이고 평소 뛰어난 공감력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는 힘도 작용했을 것이다. 특히 영혼을 다루는 이야기들은 아마 기독교 신앙의 영향도 있는 듯하다.
<어떤 아이가>는 송미경 작가의 단편동화집이다.
이 작품 안에는 <어떤 아이가> <어른 동생> <없는 나> <귀여웠던 로라는> <아버지 가방에서 나오신다>
이렇게 다섯 편이 실려 있다.
한 작품 한 작품마다 신선함이 뚝뚝 떨어진다. 기발하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어떤 아이가>는 서로 무관심한 가족 구성원 사이에 어떤 아이가 존재했다는 이야기다.
그 아이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독자들은 작품을 통해 유추하는 재미가 있다.
<어른 동생>은 다섯 살 아이가 삼십대이고 삼십대 삼촌이 십대라는 설정이 새롭다. 이로써
주변 가족들의 고정관념을 노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독자 마음을 180도 회전하게 만든다.
<없는 나>은 영혼을 믿지 않은 독자라면 섬뜩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서술자의 목소리는 독자의 목소리가 되어 삶을 살아간다. 어느 덧 독자는 서술자가 되고 서술자는 독자가 되는
신기한 체험이 일어날 것이다. 서술자의 엄마의 지극한 아이사랑을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독자는 아이와 엄마의 깊은 관계가 어떻게 펼쳐지는지 궁금해질 것이다.
<귀여웠던 로라는> 이 작품은 딸을 모델로 만들어 자신의 바람을 채우고자 하는 엄마가 등장한다.
딸은 엄마에게 그저 인형같은 존재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무생물에 대한 공감력과 무생물의 생물화에
적극적인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을 접하게 될 것이다.
<아버지 가방에서 나오신다>는 재미있는 상상력이 들어있다. 아버지가 갓난아이보다 못한 역할이라니 씁쓸하다.
우리 현실의 한 단면을 그렇게 그린 듯하다. 엄마들이 아버지의 가방을 아이들에게 맡기고 여행을 떠난다는 착상이
새롭다. 아이들이 간절히 바라는 아버지 상이 그려지고 있는데 독자는 거기에서 새로운 묘미를 발견할 것이다.
<어떤 아이가>에서 등장하는 아빠는 "내 아들도 헷갈리는 마당에 어떤 아이는 무슨 소리야?"(23쪽)라고 말한다.
작가가 그리고 있는 작품의 인물들이 내뱉는 말들은 짧지만 선이 굵고 전체 작품에서 꼭 필요한 표현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는 캐릭터의 성격을 대화를 통해 잘 드러내고 있다. <어른 동생>에서 "난 언제까지 애들 행세하며 살아야 하냐.
넌 그래도 어른 몸이라서 자유롭잖아."(33쪽)라고 말하는 어른 동생의 대화는 독자들의 고정관념을 확 깨준다.
나이가 어리다고 어린이로만 믿거나 나이가 어른이라고 어른으로 믿어버리는 잘못된 편견을 몽둥이로 맞아 깨게 만드는
순간이라고 해야 맞겠다. <없는 나>는 영혼 이야기이다. "내가 몸이 없는 아이"(66쪽)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런데 영혼을
성장하여 어린이가 된다. 이는 오직 아이의 엄마만이 알아챌 수 있는 영혼이었다. 우리가 몸이 있어도 영혼을 못 느낄 때가 있고
몸이 서로 만나지 않아도 영혼을 느낄 때가 있듯이 이 작품은 그런 영혼의 세계를 밀도 깊게 그리고 있어서 공감력을 얻어낸다.
신비감의 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독자라면 이 작품이 오랫동안 여운을 남길 것이다. <귀여웠던 로라는>과 <아버지 가방에서 나오신다>
역시 독창적이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독자는 엄마들 특히 새내기 엄마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이를 굉장히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고
가정 안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잡아내는 힘이 있다. 이 책을 통해 가족애가 더 깊어질 것이고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일상의 가볍고 소소한 이야기들이 소중하게 와닿을 것이다. 고정관념이나 매너리즘에 젖은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신선한 바람을 가져다 줄 것이다. 지금 바로 옆에 누군가 있을 수 있다는 상상력이 생길 것이고 독자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마음이
더 커질 것이다. 또한 부모님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엄마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진한지를 <어떤 아이가>를
통해 체험하고 사랑이 차오르는 경험을 하게 되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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