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경서 친구 경서

김데레사 2016. 12. 3. 21:04

<경서 친구 경서> 정성희 지음, 책읽는곰 출판, 2016. 서평

 

 

 

폭력을 뛰어 넘을 용기

 

불광중 사서

김미경

 

<경서 친구 경서>은 캐릭터 이름이 제목이다. 동화답다. 내용도 약간의 거친 부분이 있긴 하지만 동심이 잘 담겨 있다. 작가 정성희가 세상에 내 놓은 첫 작품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작가는 만화나 영화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소개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대사가 무척 간결하고 드라마틱하다. 문체도 경쾌하다. 쉽고 이해가 잘 된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는 캐릭터와 호흡도 잘 하고 있다. 독자에게 다가오는 속도 역시 담담하고 순수하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강경서다. 초등학생이다. 아빠는 가출을 했고 엄마와 남동생 세강이와 함께 산다. 그런데 굉장히 씩씩하다. 남학생도 이길 정도다. 새로운 전학 온 친구는 서경서다. 둘의 만남은 쉽게 이어진다. 그러나 삶의 방식이 다른 엄마를 둔 두 경서가 폭력에 대응하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서 한 번 책을 펼치면 뒤가 궁금해 끝까지 읽게 된다.

우리 주변에는 크고 작은 폭력이 존재한다. 눈길, 언어, 신체 등을 이용한 폭력부터 집단폭력, 국가 폭력, 구조적 폭력 등 다양하다. <경서 친구 경서>에서는 브레지어 끈을 막 잡아당기면서 아줌마라고 놀렸어.”(51)처럼 장난처럼 보이는 경우도 폭력일 수 있음을 그리고 있다. “경서 머리를 벽에다 박아 버렸다.”(207)처럼 폭력의 잔인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우정을 이유로 나 대신 맞아줄 수 있어?”(218)라는 말에 대답할 수 없는 상황도 그리고 있다. 작품을 읽다보면 폭력에 대항할 건강한 힘은 폭력을 당하지 않았던 사람이나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 책은 현재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나, 과거 폭력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겉모습이나 경제력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작은 영향을 줄 것이다. 아울러 남편의 가출에도 불구하고 두 자녀를 잘 길러 보려는 엄마들에게 이 책이 힘이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당한 폭력을 말하지 못하고 꾹 참고 있는 어린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그 폭력의 아픔을 어떤 방식으로든 용기 있게 펼쳐내게 되기를 기원해본다. 그래서 이 세상의 크고 작은 폭력들이 맥을 못 추고 줄어들기를 바란다. 부드러운 눈길과 언어, 폭력 대신 쓰다듬음이 있는 사랑의 힘으로 이 세상에 있는 폭력의 씨앗이 모두 뽑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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