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혼불 1부 2권 (최명희) 독서록

김데레사 2016. 2. 12. 14:25

제목: 혼불 (1부 2) 최명희, 매안(2012년)

  오랜만에 혼불을 이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읽으면서 시골마을의 대숲이 생각나고

대숲을 휘감는 을씨년스러운 바람소리가 계속 생각났습니다. 무대가 고향은 아니지만

왠지 고향 마을의 사람들과 배경을 너무나 닮아 있어서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고향 마을에서 걸어서 한 삼사십분 가면 함동 저수지가 있습니다. 이 저수지는 혼불에 나오는

저수지를 닮았습니다. 청암부인은 우리 동네 옥동댁네 할머니를 떠오르게 합니다.

강모는 우리 동네 가장 부잣집이던 가운데집 양해댁네 아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춘복이를 보면서 그 양해댁네 집에서 머슴을 살던 아저씨를 떠올렸습니다.

머슴은 항상 주인집 뒷마당에 있는 사당 옆에 장작을 엄청 쌓아두곤 하였습니다.

어린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요. 왜 장작이 저렇게 많아 썩어가는데도 계속 새로운

장작더미를 쌓고 있을까 하고요. 장작더미는 그곳에 모자라 넓은 마당 귀퉁이에 쌓여지더군요.

양해댁네는 우리 동네 가운데집으로 가장 부자였습니다. 그 집의 넓이는 일반 가정집의

여섯배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큰 감나무와 밤나무가 있었고요. 엄청 무서운 사냥개가 있었답니다.

효원이 등장하지만 역할이 아직 드러나지 않아 아쉽습니다. 아이를 낳지만 전혀 말이 없네요.

강실은 상대적으로 2권 끝부분에서 섬세하게 다뤄지고 있네요.

 

강모를 통해서 작가는 마음을 통제 조절하지 않았을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말하고 싶었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151쪽에 "조금만 참았더라면...."이렇게 이어지는 강모의 속마음을 읽으면서 우리 인생에서

3분을 참지 못해 벌어지는 엄청난 시행착오들을 떠올려 보게 합니다...

이는 이 글을 읽는 독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 부분의 진예의 넋나간 모습이나 강실의 넋나간 모습이나 비슷합니다.

작가는 이 부분을 자세히 묘사하면서 어쩌면 불우한 시대에 태어나 저항하지 못하고

자기 표현 한 번 제대로 못하고 살다간 여자들의 한을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박경리의 토지를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습니다. 아낙들이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요..

다른 점이 있다면 시대적 역사적 이야기가 좀 덜하다는 것 정도겠지요..

비극을 맞이하는 여성들이 중심인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 반대의 여성들을 떠올리고 싶습니다.

남편이 죽는다거나 사랑하는 남자와 같이 살지 못하거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으로

괴로워한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갑자기 성폭행을 당하는 일 등

여성에게 닥친 최악의 비극이 여성을 죽음으로 몰거나 나무토막으로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을

작가는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독자는 남자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들이 이 작품에 들어가 있다는 면에서

질퍽한 늪지대를 건너는 느낌을 받습니다. 오늘날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계속 될 것 같습니다. 해결방법이 다를 뿐이겠지요..

 

혼불 1부 2권을 읽고 나서 사별 문제, 입양 문제, 근친 문제, 성폭행 문제, 신분 문제,

인신매매 문제, 창씨개명 문제, 궁핍 문제, 무엇보다도 일제 강점기의 폭정 문제,

가족들끼리의 소통 문제, 한 공간에 갇혀 지내야 한다는 문제, 씨족 문제, 결혼 문제

등등 일제강점기 복잡한 문제가 세트로 들어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서 오늘날 2016년의 문제는 무엇인가? 생각해 봅니다.

최명희 작가가 오늘날 독자에게 던지는 진실은 바로 오늘날의 문제는 무엇인지

의식해 볼래요? 하고 묻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궁리해 볼래요?...

작가는 떠났지만 작품은 남아 계속 마음을 노크하고 있네요.. 3권이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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