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청춘기담

김데레사 2019. 3. 24. 17:21

서부교육지원청 소속 은평 사서 서평사랑팀’ 3월 서평

 

<청춘 기담>

이금이. 사계절.(2014)

 사서 김미경

 

  기이한 이야기는 간간히 읽어 왔다. ‘임철우작가님의 황천 기담이라는 책에서도 기이한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그런데 어린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하는 기담은 처음이다. 낯설면서도 그럴듯했다. 우리 사회의 청소년 문제인 자살, 과도한 학업 및 시험 부정행위, 입양문제, 폭력과 왕따, 부모의 이혼, 가출, 사고사, 부모나 자녀의 죽음 등 웬만한 주제는 다 들어가 있는 소설집이다.

  이금이 작가의 <청춘 기담>2014년에 발행된 단편집이다. <셔틀보이> <검은 거울> <1705> <나이에 관한 고찰> <천국의 아이들> <즐거운 유니 하우스> 등이 실려 있다. 행복한 가정생활이 유지되지 못하는 이유는 폭력이나 불화 및 과도한 욕심 등이 아닐까 싶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사는 <셔틀보이>의 박현기는 새삼 현실에 부재하는 엄마의 존재를 낯선 스마트 폰 건너에서 채워가는 설정이다. 엄마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한 딸과 딸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엄마가 서로 바뀌는 <검은 거울>은 반전이 있어서 새롭다. <1705> 역시 반전이 있는데 자살한 청소년 이야기가 이중 구조로 나온다. 귀신인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투명인간 같은 존재에 대한 진규 가족의 무심함 너머로 반전이 일어난다. <나이에 관한 고찰> 중학교 1학년부터 미리 선행학습을 하며 늙어버린 사연을 돌아보게 한다. <천국의 아이들>의 준과 파랑머리는 가출 청소년이지만 이유가 아버지의 폭력이거나 시험부정행위를 할 수 밖에 없는 성적 위주의 삶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즐거운 유니 하우스>에서도 벌어지는 반전은 소름이 끼칠 수 있다.

  작품의 창작 연도가 2009년에서 2014년까지라고 나와 있다. 그럼 당시 우리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이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는 2019년이니 5년이 지난 지금, 이금이 작가는 어느 면을 유심히 관찰하고 어떤 문제의식을 느껴 어떤 소설을 쓰고 있을까, 이금이 작가의 문체는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다. 구성도 크게 복잡하지 않아서 비교적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는 각 단편의 캐릭터들이 공통점이 보인다. 무언가 지치고 힘들어 있다는 점이 그렇다. 주어진 현실이 곤란하고 험악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범위도 제한적이고 결국 선택한 것이 스마트 폰 도둑질이나 엄마로 몸이 바뀐 후 여전히 딸로 사는 경우, 친구의 자살을 겪었으면서도 현재 눈앞의 문제를 외면하는 경우, 학업에 찌들어 지친 경우, 시험 부정을 선택하고 가출을 선택한 경우, 부모님의 선택에 순응하면서 비극적 사고로 결국 죽음을 맞이한 경우 등이다. 이들 캐릭터에게 다시 생명력을 부여하고 소생할 힘이 생기도록 독자의 입장에서 함께 하면 어떨까? 주변에 이런 캐릭터를 만난다면 이번엔 외면하지 말고 그 사람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어줄 용기가 있다면 최고의 독서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극도의 힘든 상황을 극복해 가려고 노력중인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고 이미 그 과정을 겪어 온 청소년들에게도 위로가 되는 책이 될 것이다. 어른들은 자녀의 마음을 조금 더 섬세하게 이해할 계기가 될 것이고 자신들의 선택이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되돌아볼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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