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출판사 서평

김데레사 2014. 6. 24. 21:41

박형준의 첫 번째 평론집 『침묵의 음』이 (주)천년의시작에서 2013년 9월 20일 발간되었다. 박형준은 199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 『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 『춤』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불탄 집』, 산문집으로 『저녁의 무늬』 『아름다움에 허기지다』 등이 있다. 그리고 동서문학상, 현대시학작품상, 소월시문학상, 육사시문학상 등 수상하였다.
한국 시단의 빼어난 서정 시인이자 성실한 연구자인 박형준은 『침묵의 음』을 통해 바슐라르적 시 읽기의 진경을 보여 주고 있다. 즉 『침묵의 음』은 한국 시의 원형이라 할 수 있을 서정주로부터 박용래, 박정만, 그리고 이홍섭, 이윤학, 안도현, 이근배, 박상우, 최창균, 이경교의 시에 내재한 역동적 상상력의 유려한 보법을 따라 거니는 재미와 흥미를 전해 준다. 특히 『침묵의 음』의 3부에는 박형준의 내밀하고 섬세한 독서의 경험과 삶에 대한 진정성을 추체험할 수 있는 아름다운 문향이 문장마다 스며 있어 밤새워 일독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평론집이다.

■■ 책을 엮으며 (저자의 말)

나는 시를 하나의 생체 리듬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심장 소리나 다를 것이 뭐가 있을까 싶다. 의식하면 들리지만 의식하지 않을 땐 들을 수 없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각자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무언가에 놀라거나 혹은 슬플 때 우리는 심장이 멈출 것 같은 슬픔 혹은 기쁨이라는 소리를 한다. 내게는 그러한 충격적인 사실 앞에서 우리가 우리의 심장 소리를 의식하는 것보다는 망연자실한 어떤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는, 혹은 그때 뛰는 심장 소리를 듣는 그 순간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시에 나오는 이야기가 그 시인의 실제 사건인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표면의 시에 나타난 샘물과도 같은 반영들 속에서, 자연 풍경으로 뒤덮인 그 흔들리는 실체들 속에서 그 시인의 무의식을 짚어 나가다 보면 나와는 아주 별개의, 아주 동떨어진 사건들이 하나의 이미지로 기억처럼 나와 결부되면서 시인의 시와 나의 삶이 분간이 안 되는 순간이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시인들의 이미지의 숲이나 집 안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그만의 가장 은밀한 샘물이나 밤의 창을 만날 때 그 이미지들의 깊이가 내 삶의 깊이로 가라앉는 순간을 기록하고자 했다.
ㅡ박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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